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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함께하는 삶의 중요성을 나눠요 - 협동조합 숲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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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8-12-14 01:21 조회3,06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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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함께하는 삶의 중요성을 나눠요

협동조합 숲터 엄지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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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들을 뛰노는 것이 쉽지 않은 시대, 숲과 함께하는 삶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곳이 있다. 협동조합 숲터다. 숲터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생태 교육을 진행하고, 자연과 환경, 함께하는 삶의 중요성을 가르친다. 우리는 수익을 위한 단체라기보다는 숲과 나무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라 웃으며 말하는 협동조합 숲터의 엄지연 대표를 만났다.

Q.숲에 대한 생태 교육을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A.발을 들여놓은 것은 산이 좋아서였어요. 처음엔 그냥 답답해서 갈 곳을 찾다가 숲 안내자 과정이라는 교육 과정이 있어서 갔었어요. 막연히 풀과 나무라고 만 생각했던 것에 하나하나 이름이 있고, 산과 숲을 더럽다고 꺼릴 게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죠. 자연스레 환경의 중요성에 대해 느꼈고 관련 활동이나 환경 교육에 참여하게 되었고요.
그저 산이 좋아서 다니다 보니 관련 분야에서 일하는 환경운동가들과 지속적으로 만나게 되고, 만나다 보니 환경과 생태에 대해 알게 되고, 그러다 보니 변화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더라고요. 필요성 때문에 시작하지는 않았지만, 점점 더 필요성을 느끼고 있어요. 아이들에게 생태와 함께하는 활동의 중요성을 알리고 싶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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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교육 과정에는 주로 어떤 아동들이 오고, 어떤 활동을 하나요?
A.어린이집 아동들과는 한 달에 한 번씩 만나 생태 활동을 하고요, 5~7세의 방과후교실 아동들과는 놀면서 배울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해요. 왜 풀잎을 먹은 방아깨비가 초록색으로 변했을까? 왜 입은 가로가 아닌 세로로 열릴까? 서로 질문을 던지고 직접 해답을 찾는 방식이라 교과서보다 훨씬 재미있게, 직관적으로 배울 수 있죠.
더욱 중요한 점은 함께하는 방법을 배운다는 거예요. 생태 활동을 하며 여러 가지 생물을 접하다 보니, 처음에는 무엇을 잡으면 무조건 수집하거나 잡아 뜯던 아이들도 차츰 변화해요. 잡지 않고 관찰하는 방법,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법을 배우는 거예요.

Q.아이들이 변하는 걸 보며 보람을 많이 느끼시겠어요. 어떤 변화가 가장 기쁘신가요?
A.처음에는 대부분의 아이들이 몸에 무언가 묻는 걸 싫어해요. 흙 놀이를 하자고 해도 고개를 젓고, 꽃 한 송이도 만지려고 하지 않죠.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먼저 다가가서 만지고 관찰하고, 스스로 놀이를 만들어요. 방과 후 수업의 경우 모르는 아이들과 어울려 다양한 활동을 하기 때문에 아이들의 관계 형성에도 도움이 되고, 스스로 놀이를 만들기에 도전 의식도 생겨요. 흙 위에 그림을 그리는 만다라 수업을 하는데, 가져갈 수 없는 무언가를 만드는 활동을 하며 버리는 연습을 하는 것도 아이들의 인성에 도움이 되고요.
게다가 생태 활동은 타인과의 접촉이나 친교에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에게도 정서적으로 커다란 도움이 돼요. 자연 속에 있는 것이 창의력이나 사회성, 인성 교육에 모두 좋거든요. 교실 안에 있는 것보다는 훨씬 많이 크는 것 같아요. 요즘 아이들은 평가를 워낙 많이 받기 때문에 내가 이렇게 하면 남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걱정부터 해요. 하지만 생태에서 노는 아이들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아요. 실패하면 다시 하면 된다고 생각하죠. 저희가 무언갈 가르쳤다기보다 긍정적인 면을 이끌어냈다고 생각해요. 이런 변화가 가장 반갑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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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남다른 교육 철학을 갖고 계신 것 같아요. 그렇다면 숲터가 교육 과정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A.아는 것보다 느끼는 것이요. 곤충 이름 하나를 알아가는 것보다 쟤도 나처럼 살아 있구나, 꽃 이름 하나를 알아가는 것보다 저들이 있어 모두가 함께 살아있구나, 우리는 서로 도움을 주는 존재구나 느끼고 가길 바라요. 그래서 먼저 이름을 알려주기보다는 관찰하고 함께 이름을 짓는 과정을 거쳐요. 공생의 중요성을 느끼길 바라거든요. 작년 중학교 자유 학기 수업의 주제도 조화였어요. 모두가 달라도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것, 다른 게 틀린 건 아니라는 사실, 조화롭게 사는 삶의 중요성을 알려주고 싶었어요.
이런 교육을 계속하고 싶어요. 언젠가는 장애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도 진행하고 싶고요. 저는 특수 교육을 전공해서 관련 경험이 있는데, 장애 아동도 교실 내부보다 밖에서 교육할 때가 훨씬 수월하거든요. 나중에는 장애 학우들과 비장애인 학우들이 함께하는 교실도 만들고 싶어요.

Q.앞으로 계획하고 있는 또 다른 사업이나 교육 활동이 있으신가요?
A.생태와 환경을 여러 사람과 나누는 것이 목표기 때문에 유아나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을 성인에게도 확장하려고 해요. 내년에는 유해 식물에 대해 알아보는 모임을 계획하고 있어요. 생태계 교란에 대해서 배우며 왜 유해 식물이라고 부르는지, 왜 여기에서 유해 식물이 자라기 시작했는지, 그 과정에 대해서 배우고 나누고 싶어요. 이런 주제는 인문학적 관점에서 접근해도 좋을 것 같고요.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 역시 지속적으로, 더 많은 아이들과 함께하고 싶어요. 숲 생태 교육을 하는 곳이 생각보다 많은데 각자 목표와 스타일이 조금씩 다르거든요. 요즘은 교보재 위주의 수업을 많이 하는데, 부모님들이 그쪽을 더 선호하시긴 해요. 조금 더 많은 아이들과 함께하려면 어느 쪽이 좋을지 고민 중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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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숲터가 거둔 성과를 한 가지만 꼽는다면 무엇이 생각나세요?

A.저희와 활동하셨던 분들은 숲에서 무엇을 생각해야 하는지 한 번쯤은 더 고민하는 것 같아요. 숲에 갈 때 곤충을 잡지 않고, 개구리 알을 만지지 않고, 종이컵을 가져가지 않는 것처럼요. 당장 눈에 보이는 변화는 아니지만 1년이 지나고 2년이 지나면 조금씩 변하기 시작해요. 이런 작은 변화가 쌓이면 언젠가 큰 변화를 불러오리라 믿어요.

Q.마지막으로 숲터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목표는 무엇인가요?
A.모든 사람들이 자연과 함께하는 삶. 예전처럼 산과 들과 개울에서 노는 게 일상이 되고, 자연과 자연스럽게 살 수 있는 삶이 돌아오길 바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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