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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사회적경제와 공생 이룰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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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8-12-15 01:46 조회2,07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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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A양은 오늘까지 마무리 해야 할 중요한 과제가 있다. 길고 지난한 밤을 지새우기 위해 야식을 사러 편의점에 간다. 평소 좋아하던 B사의 우유를 집어 든 A양은 문득 고민에 빠진다. 최근 본사와 대리점 간의 부당 횡포로 구설수에 올랐던 기업이기 때문이다. 한참을 고민하던 A양은 B사의 우유를 내려놓고 다른 브랜드의 우유를 집어 들었다.

2015년 글로벌 조사기관 닐슨이 발표한 기업 사회공헌활동에 관한 글로벌 소비자 보고서’에 따르면 ‘사회와 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제품과 서비스를 구매하기 위해 더 많은 돈을 지불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응답자가 전체의 66%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 대비 11% 증가한 수치다. 소비자들이 구매 결정을 내리는 데 있어 기업의 이미지가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며, 이는 기업이 사회에 공헌하고자 실천하는 다양한 활동을 통해 결정된다고 할 수 있다. 바쁜 대학생 A양이 그녀의 야식으로 꾸준하고 성실하게 사회공헌활동에 매진하는 ‘착한 기업’의 제품을 선택할 확률은 매우 높으며 이 비율은 매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더 나은 사회를 위한 필수 요소

2008년, 국가뿐만 아니라 그 속의 개개인의 일상을 파탄에 이르게 한 세계 금융위기 이후 시장경제 체제에 대한 비판과 함께 사회적경제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폴 래드 유엔사회개발연구소장은 사회적경제를 “이윤보다 사회적·환경적 목표를 우선으로 삼고, 경제활동에서 윤리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민주적 자주관리와 적극적 시민의식의 관점에서 경제적 실천을 성찰함으로써 경제에 대한 사회의 통제력을 회복하려는 움직임”으로 정의한다. 양극화·저성장·저고용 등 시장경제체제에서 발생한 다양한 구조적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포용적 성장’의 출발점으로 유엔, 유럽연합 및 각국 정부에서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강조하고 있다.

‘포용성장을 위한 사회적경제’에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국제 비영리단체인 BSR(Business for Social Responsibility)’이 “윤리적 가치를 존중하고 사람, 공동체, 그리고 자연환경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상업적 성공을 거두는 것”으로 정의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기업과 사회가 맺고 있는 긴밀한 관계 속에서 기업이 법적 의무를 넘어 수행해야 할 기본적인 의무로 요구받고 있다. 특히 규모가 커질수록 주주·종업원·소비자·지역사회·협력업체 등 수많은 사회 구성원과 다양한 형태의 관계를 맺고, 그 과정에서 사회와 끊임없이 상호 영향을 주고받는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은 건강하고 윤리적인 사회 발전뿐만 아니라 기업의 지속 가능 경영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이처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사회공헌활동은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이케아 광명점은 '많은 사람들을 위한 더 좋은 생활을 만든다'는 이케아의 비전 아래 성역 없는 다양하고 광범위한 사회공헌활동으로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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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포춘>


2015년 진행한 ‘난민을 위한 새빛 캠페인’은 LED 제품 한 개가 판매될 때마다 유엔난민기구에 1유로씩 기부되는 이케아 코리아의 난민지원 활동으로, 모금된 금액을 통해 난민에 태양열 가로등, 태양열 랜턴을 제공하는 프로젝트다. 이케아 재단에서 시작된 이 활동은 에티오피아와 요르단에 거주하는 28만 4천여명의 난민들에게 5만 6천여 개의 태양열 랜턴과 720개의 태양열 가로등을 제공하는 성과를 이뤘으며, 이케아 코리아에서도 2015년 11월 29일부터 12월 19일까지 해당 캠페인에 참여하였다. 또한 2016년에는 이케아 광명점, 고양점 두 곳에서 아동 인권 보호를 위한 ‘세상을 바꾸는 놀이(Let’s Play for Change)’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소프트토이 그리기 대회,’ 세이브더칠드런과 함께하는 ‘신생아 살리기 모자 뜨기 캠페인 시즌 10’ 등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하여 소비자들이 아동 인권에 대한 인식을 재고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케아 코라아는 2017년 5월 25일에는 문명의 혜택을 받지 못한 세계 각지의 현지 장인을 위한 ‘사회적경제 사업’의 일환으로 이케아와 인도의 사회적 기업이 손잡고 제작한 한정판 ‘헤미오르드(HEMGJORD)’ 컬렉션을 국내에 출시해 현지 장인들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사회적 기업과의 공생을 통한 사회적경제 활성화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글로벌 시장에서의 관심이 증대하면서 그 형태도 계속해서 변화하고 있다. 기존에 일회성, 혹은 비주기적 단순 기부형태가 대부분이었던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은 유엔 글로벌 콤팩트(UN Global Compact)를 비롯하여 사회책임에 대한 국제표준인 ISO 26000 제정 등을 통해 확산되고 체계화되면서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특히 기업의 사회적 책임경영을 추진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사회적기업 지원이 각광받고 있다. 사회적기업을 통해 일자리 창출과 취약계층 지원, 지역경제 활성화 등 다양한 사회적 책임을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외에서 ‘기업-NGO-정부’로 연계되는 다자간 협력모델, 재단 설립을 통해 사회적기업을 설립하고 지원하는 형태, 직접 자본을 출자하여 자회사형 사회적기업을 설립·운영하는 형태 등 다양한 모델이 체계화되어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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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영국 러쉬 본사 홈페이지>

영국계 핸드메이드 화장품 회사인 '러쉬'에서는 인권과 동물보호, 환경에 지속적으로 공헌하는 소규모 비영리단체, 사회적기업 등에 지원하는 ‘러쉬 채러티 팟’을 운영해 사회적 기업과의 공생을 이끌어 내고 있다. 러쉬의 바디 로션 제품인 ‘채러티 팟’의 판매금 모두를 공정하고 신중한 심사를 거쳐 선정된 기관에 기부하는 형식으로 2007년 처음 출시된 이래 총 1,700만 파운드(약 300억 원)의 기부금이 전달되었다. 호주 시드니에 기반을 두고 사회적기업가 양성에 힘쓰는 사회적기업 Possibility Project, 친환경 정원 만들기를 통해 푸른 사회와 에코투어를 선도하는 캐나다의 사회적기업 Toronto Green Community Inc. 등이 러쉬 채러티 팟의 수혜를 입었다. 국내에서도 총 3억여 원의 후원금이 22개의 단체에 전달되었다.

국내에서는 SK가 사회적 기업과의 다양한 방식의 공생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SK는 사회적기업 관련 전담 재단인 행복나눔재단을 2006년 설립해 재단을 중심으로 60여 개 이상의 사회적기업을 설립하였고, 이를 통해 약 1,000여 명의 일자리를 창출함과 동시에 240억여 원을 지원하였다. 또한 지자체, 교육청, 단위학교, 여성능력개발기관 등 다자간 협력을 통한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행복한학교’ 재단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이 밖에도 SK는 ‘행복을나누는도시락’을 설립해 배달원, 조리사 등을 저소득층에서 채용하고 결식이웃에게 도시락을 제공하는 사업을 진행하는 한편, S아카데미 내에 사회적기업 과정을 별도로 운영하여 프로보노 매칭을 통한 재능기부 자원봉사를 실시하는 등 다양한 사회적기업 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기업, 사회적 책임을 넘어 공유 가치 창출로

전통적인 시장경제체제가 다양한 문제를 드러내며 변화의 기로에 서게 되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목소리도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기업활동의 부수적 산물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넘어 가치를 선도하고 공유하는 ‘공유 가치 창출(Creating Shared Values)’로의 전환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하버드 경영대학원 마이클 포터 교수는 사회 문제 해결이 기업 활동의 핵심이 아니라 부수적 임무일 뿐이라는 기업의 보수적인 입장을 비판하며 경제적 요구를 넘어선 사회적 요구가 시장을 만들어내는 사회적경제 안에서 공생하고 화합할 수 있는 가치를 공유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한다. GE와 구글, 인텔, IBM, 네슬레, 월마트 등 글로벌 기업은 이 같은 흐름에 동참해 다양한 활동을 시작하고 있다. 사회 가치 창출과 기업 가치 사슬의 생산성이 그 어느 때보다 밀접한 연관성을 갖고 움직이는 오늘날, 기업과 사회적기업이 사회적경제 속에서 긴밀히 협력하고 공생하는 가운데 사회적 가치를 공유하고 창출하는 새로운 문화로의 전환은 건강한 사회를 위한 필연적이고 세계적인 흐름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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