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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기업가 인터뷰] 친환경 로컬푸드 시스템을 꿈꾸는 광명텃밭보급소협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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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담당자 작성일15-01-20 13:27 조회2,38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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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텃밭보급소 캡쳐1  
내가 사는 동네 슈퍼에서, 인근 농가가 생산한 친환경 농산물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을까? 근래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으로는 불가능하다. 첫째, 도시와 농촌, 소비지와 생산지가 확연히 분리·구분되는 요즘 세상에 내가 사는 인근에 농가가 있을 리 없다. 둘째, 친환경 농산물은 커녕 덩치 큰 대기업 마트 등살에 부식거리를 갖춘 번듯한 동네 슈퍼를 찾기란 수월치 않다. 셋째, 친환경 농산물은 비싸다. 이것이 21세기 대한민국의 현실이자 상식이라면, 광명텃밭보급소는 도시에도 텃밭이 있고 농부가 살고, 지역 인근에서 생산한 것은 지역 내에서 소비하고, 대형 마트에 밀리지 않는 건실한 동네 슈퍼가 있고, 누구나 건강하고 안전한 친환경 농산물을 저렴하게 사 먹을 수 있는 세상을 꿈꾼다. 아직은 낯설기만 한, 하지만 너도 나도 한번쯤은 꿈꿔봤을 그 세상이 과연 모두의 상식이 될 수 있을까?
    광명텃밭보급소의 출발은 어떤 모습이었나요? 2000년대, 귀농운동본부 출신들이 주축이 되어 도시농업을 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일어났고, 도시농업 활성화를 위한 조례 제정을 추진한 결과, 2009년 12월 31일 전국 최초로 광명시에서 ‘시민농업지원조례’가 만들어졌어요. 2010년에는 경기도 및 타 지자체에서도 잇달아 조례를 제정하며 전국적으로 도시농업이 빠르게 확산되었어요. 이러한 흐름의 스타트를 끊었던 만큼 시와 협력하여 도시농업 관련 사업들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자, 2011년 광명텃밭보급소라는 비영리 민간단체를 설립했어요. 하지만 비영리로는 아무래도 사업 확장에 한계가 있었기 때문에 단체 산하에 별도의 협동조합을 설립하고, 교육 사업과 영리 사업을 나누어 추진하는 형태를 갖추게 된 것이죠.   광명시를 필두로 경기도에서 도시농업 운동이 활발히 일어날 수 있었던 배경이 궁금합니다. 첫째, 경기도가 도농복합 지역이라는 점이에요. 때문에 서울 같은 곳에 비해 농사를 하겠다고만 생각하면 얼마든지 땅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고요. 두 번째로는 경기도 자체가 농업을 빼고는 이야기하기 어려운 곳이라는 점이에요. 근교농업의 가장 중심이기도 하고요. 그리고 세 번째로, 도시농업을 처음 제창한 귀농운동본부가 경기도 군포에 본부를 두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광명, 안양, 안산, 수원 등 도내 곳곳에서 도시농업 가치들이 상당히 많이 퍼져 있었고, 2009년 경기도농업기술원, 경기도농림진흥재단, 경기개발연구원, 푸른경기21실천협의회, 귀농운동본부, 이렇게 5개 단체가 ‘경기도도시농업네트워크’를 만들었어요. 여러 차례 세미나도 하고 토론회도 개최하고, 조례 제정을 강력히 요구하는 등 경기도 조례 제정의 기반을 마련했지요. 또한 2012년 5월 23일, 경기도 15개 지역의 민간 도시농업 단체들이 모여 ‘경기도도시농업시민협의회’를 창립하고 경기도도시농업네트워크에 가입을 함으로써, 경기도 내 유력한 6개 단체가 함께 도시농업을 논의하는 시스템을 갖게 되었어요. 현재 이런 협의기구를 갖춘 광역단체가 경기도 밖에 없어요. 어쨌든 경기도는 도시농업을 가장 잘 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고, 또 앞서가는 지역이기도 해요.   텃밭보급소 캡쳐2   도시농업을 키워드로 광명텃밭보급소가 하는 일들에 대해 설명해 주세요. 가장 대표적으로 농장 사업이 있어요. 회원 텃밭을 4년째 운영하고 있는데, 정회원이 100명에 이릅니다. 또 시에서 조성한 공용 농장이 3군데가 있는데, 그곳에서 친환경 주말농장을 운영해요. 그 다음으로는 도시농업학교와 어린이농부학교 등 교육 사업이 있어요. 도시농업학교는 일반 과정과 전문가 과정으로 구분하여 교육을 진행하는데, 현재까지 일반 과정은 총 8개 기수 300명 정도의 졸업생이 배출되었고, 전문가 과정은 총 4개 기수 100명 정도가 배출되었지요. 그밖에 상자텃밭 보급 사업과 퇴비나 병해충 퇴치제 같은 친환경 농자재 판매 사업, 종자 및 모종 보급 사업 등도 추진합니다. 올해는 시 용역 사업으로 친환경 도시농업축제를 수주해서 주관하기도 하였고, 아산제터먹이사회적협동조합과 MOU를 체결하고 ‘친환경 단품꾸러미’ 사업을 추진하기도 했어요.   이러한 사업들은 내년에도 계속해서 이어가실 계획인가요? 네. 다 기본적으로 가져가는 사업들이고요. 내년에는 꾸러미 사업을 좀 더 발전시켜서 친환경 농산물 직거래 사업을 시작하려고 아산제터먹이협동조합과 인천친환경농민회, 그리고 코사마트 슈퍼마켓협동조합과 함께 논의 중입니다. 광명시 관내의 79개 코사마트에 농산물 직거래 판매대를 설치, 아산과 인천에서 생산된 친환경 농산물을 입점시켜 판매하는 사업으로, 중간에서 저희 광명텃밭보급소가 유통을, 아산과 인천은 생산을, 슈퍼마켓협동조합은 판매를 맡게 되는 것이죠. 아직은 초기 논의 단계이지만, 만약에 실현이 되면 우리나라에서 직거래로는 가장 앞선 형태가 되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광명이 하나의 모델 케이스가 되어서 전국적으로 확산시켜보자는 게 목표예요. 물론 친환경 농산물 생산량에 따라서 그 속도는 다르겠지만, 우리나라 농업에도 혁신적인 바람이 불 수 있는 거죠.   이 사업의 핵심은 각 지역마다 물류를 담당할 기업, 즉 협동조합이 있어야 한다는 거네요? 우리가 성공 모델이 되면 다들 하고 싶어 하지 않겠어요? 그 지역에서 가장 보람 있는 일을 하면서, 적어도 한 열 사람 정도 먹고 살 수 있는 아주 건실한 기업이 될 텐데. 만일 지역에 따라 그럴 여건이 안 된다고 하면, 밀집해 있는 인근 지역과 물류를 연계할 수도 있겠죠. 우리나라 지자체가 230개 정도 되니까 잘 되면 이 사업으로만 230개 협동조합이 만들어질 수 있어요.   도농 직거래 외에도 한편으로는 더 많은 도시 사람들이 직접 농사를 지을 수 있게 하는 것도 목표 중 하나시죠? 그래서 상자텃밭 보급 사업도 하시는 거고요? 정확히 말하면 상자텃밭은 우리 목표가 아니에요. 상자가 아니라 땅을 많이 만들어서 땅에서 농사짓게 해야죠. 그것 때문에 사실 도시농업 진영에서는 굉장히 많은 연구를 하고 있고, 법 제도도 바꿔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그 결과 공원녹지법이 개정되어, 농업공원을 만들 수 있게 되었죠. 현재도 계속해서 도시계획법이나 건축법도 바꿔 아파트 공영 면적 중 일정 면적에 텃밭을 만들 수 있게 한다든가, 강가 둔치에서도 농사를 지을 수 있게 한다든가, 이런 다양한 논의들이 오가고 있어요.   상자텃밭은 그런 논의들이 오가는 동안 좀 더 시민들한테 농사가 친숙해질 수 있도록 만드는 전 단계 정도인가요? 그렇기도 하고요. 상자텃밭을 목표로 삼지 않는 것은 상자가 가지고 있는 특성 때문이에요. 상자라서 오래 쓸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나중에는 폐기물이 되는 경우도 있고, 실제로 상자에서 키우는 것과 흙에서 키우는 것은 다르기도 하고요. 어쨌든 도시농업이라는 것은 유휴 공간이면 어떤 곳이든 다 이용해야 하는 거니까, 옥상을 이용하든 자투리 공간을 이용하든 상자텃밭은 계속 사용할 수밖에 없을 거 같아요. 굉장히 유용한 수단이고, 목표는 아니어도 과정으로서 충분히 가치가 있지요.   몇 년 새 도시농업이 많이 친숙해지긴 했어요. 덕분에 도시농부학교 같은 교육 프로그램도 인기가 있겠어요? 그렇죠. 이론 10강, 실습 15강, 그러니까 1년 과정을 수료하면 스스로 농사지을 수 있어요. 저희는 도시농부학교 졸업생들을 도시농부라고 불러요. 도시농부들 중에 본격적으로 농사에 뛰어드신 분들도 있어요. 아예 더 배우겠다고 농과대학에 진학하신 분들도 여럿 있고요. 또 작목반 같은 소모임을 만들어서 공동으로 농사를 짓는 분들도 계세요. 실제로 ‘베짱이와 개미’라는 팀이 있는데, 열다섯 분이 함께 농사를 짓고 함께 나눠 드세요. 수확량이 많을 땐 잉여 농산물이 발생하기도 하는데, 내년부터는 시에서 기획하고 있는 장터를 통해 판매를 해 볼 생각이에요.   친환경 매대에 이어 장터까지 내년에 할 일이 많으신데요, 혹시 또 다른 계획들도 있으신가요? ‘내 땅에서 농사짓자’는 슬로건을 갖고 직접 땅을 구입해서 농사를 지으려고 해요. 아무래도 빌려서 쓰는 땅은 기껏 건강하게 땅도 살려놓고 농사짓다가도 언제 쫓겨날지 모르니까요. 한 2000평 정도를 10평 한 구좌씩 해서 협동조합 출자 방식으로 구입한다면 가능할 거 같아요. 또 내년에는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전환하고, 저희가 생산하는 친환경 농산물을 공공급식으로 납품할 계획도 갖고 있어요. 아마도 내년 하반기에 준비하면 후년부터는 생산, 납품이 가능하지 않을까 해요.   궁극적으로 광명텃밭보급소가 이루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현재 광명에 친환경 농사를 짓는 농가가 없어요. 여기는 주로 채소 농사인데 대부분 임차농이어서, 언제 땅 비워주고 나가야 할지 모르니 친환경을 할 수가 없어요. 하지만 자영농들 중심으로 친환경 작목반을 구성해 보려고 시와 논의 중이에요. 그런 의지를 갖고 있는 농민 분들도 몇 분 계시고요. 저희는 광명에서 농사지으시는 분들을 다 친환경으로 전환시키고, 공공급식이나 직거래 등을 통해 지역 농산물을 전량 지역에서 소비할 수 있는 로컬푸드 시스템을 만드는 게 최종 목표예요. 아무도 안 가본 길이기에 고생도 되겠지만, 지역에서 오랫동안 활동해 온 것들에 대한 신뢰가 있기 때문에 완벽하지는 않아도 시작은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출처 : 2013 광명시 사회적경제기업 우수사례 및 성과보고집 "사회적경제, 내일을 상상하라"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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