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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기업가 인터뷰] 윤리적소비를 통해 생산자와 소비자가 상생하는 선순환 구조를 꿈꾸다 (광명나래아이쿱생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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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담당자 작성일15-01-28 10:34 조회2,75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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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명나래아이쿱생협 사진  
때로 세상을 뒤흔드는 혁신은 놀라우리만치 소소한 일에서 생겨나거나, 지극히 개인적인 필요에 의해 시작되곤 한다. 반대로 이야기하자면 누구에게나 세상을 바꿀 위대한 에너지가 숨어 있을지도 모른다. 1년 365일 내 가족에게 먹일 안전한 먹을거리에 골몰하던 평범한 대한민국 아줌마들의 소박한 바람이 아이쿱(iCOOP) 생협이라는 거대 조직을 일궈낸 것처럼 말이다. 덕분에 우리는 지금, 생협 매장을 가까이 두고 사는 시대를 맞이하였다. 지난해 9월 광명시 철산동에 자연드림 매장을 오픈하고 내년에 매장을 하나 더 낼 계획이라는 광명나래아이쿱생협의 이야기를 통해 그야말로 대단한 아줌마 파워를 실감해 볼 수 있었다. 이대로라면 쿱(COOP)에서 장 보는 게 상식이 되는 세상도 곧 가능하지 않을까?
    광명나래아이쿱생협은 언제 시작되었나요? 아이쿱은 1997년 6개의 작은 지역생협이 모여 ‘21세기생협연대 ’를 꾸리면서 시작이 되었고, 현재 전국에 76개 조합, 18만 명의 조합원이 있어요. 광명나래아이쿱은 그 76개 조합 중에 하나인 거죠. 처음 ‘준비조합’으로 시작했던 2009년 4월엔 30명이었는데,2012년 9월 매장을 오픈하면서 현재는 979명으로 늘었어요. 매장 오픈하기 전에는 조합원이 165명, 그러니까 4년 동안 겨우 135명 늘었는데, 매장 오픈하고 1년 만에 800명 이상 늘어난 거죠.   현재 규모를 생각하면 처음 30명으로 시작했을 때가 잘 상상이 되질 않아요. 생협 물류를 받을 수 있는 최소 단위가 30명이었기 때문에 그 인원으로 시작을 했던 거예요. 그때는 매장이 없으니 온라인상으로만 물품을 구입할 수 있었는데, 생협 시스템상 직거래가 원칙이다 보니 온라인으로 주문을 하면 그날 마감을 해서 산지에 전산으로 들어가고, 그 다음날 물품 작업을 해서 물류센터로 가고, 다시 주문자한테 배송이 오는 데 3일이 걸려요. 우유가 필요하면 바로 가서 사 먹어야지, 3일 후에나 받아먹는다면 기다릴 수 있겠어요?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조합원 가입도 안 되는 거예요. 우리에게 매장이 필요한 이유였죠.   매장을 오픈하려면 초기 자본이 많이 필요했을 텐데요? 아이쿱은 지역조합 전부 다 각자 힘으로 매장을 내요. 전국에 138개 매장이 있는데, 그 중 10개 정도는 아이쿱 ‘사업연합회’에서 직영으로 운영해요. 그곳을 뺀 나머지 매장은 전부 저희 광명나래아이쿱처럼 각 지역조합에서 조합원들이 돈을 모아서 만든 거예요. 저희 매장 입구에 보시면 차입과 출자를 해 주신 분들의 이름이 모두 적혀 있어요. 한 56명 정도 되는데, 적게는 30만 원에서 많게는 5000만 원까지 해 주셨어요. 그렇게 해서 작년에 매장 오픈 당시 5억의 기금을 모을 수 있었어요.   30명으로 시작해서 매장 오픈까지 그 과정에 어려움도 많으셨겠어요. 우여곡절이 많았어요. 제가 처음 생협에 가입했던 건 2002년 ‘광명생협’이었어요. 거기서 활동하다가 30명이 따로 분리해 나와 ‘광명우리생협’을 만든 건데, 운영비도 빠듯하고 중간에 이사 가는 조합원들이 생기면서 동력도 떨어지고, 결국 2011년 8월 그만 두기로 결심했죠. 그런데 막상 접으려고 하니 조합원들의 신뢰를 저버린다는 생각에 속이 부대끼더라고요. 책임을 다해야겠다고 다시 맘을 고쳐먹으니, 일이 잘 풀리려고 그랬는지 희한하게 2012년 초부터 사람이 모이기 시작했어요. 그게 원동력이 되어서 본격적으로 매장을 준비하게 됐고, 입지 선정이나 임대료 등 중간에 문제들이 많았지만 결국 결실을 보게 된 거죠.   아까 ‘사업연합회’를 언급하셨는데, 어떤 조직인가요? 전국의 76개 조합이 각자 지역에서 독립적으로 활동을 하지만, 물품을 공급 받으려면 전국 물류센터가 있어야 되잖아요. 그걸 담당하는 게 ‘사업연합회’입니다. 물품과 관련한 전체적인 사업은 모두 이곳에서 담당해요. 그 안에는 매장을 관리하는 ‘쿱스토어’, 물류를 담당하는 ‘쿱서비스’가 있고, ‘쿡베이커리’ 같은 자회사도 있어요. 그리고 다른 한 축에 ‘활동연합회’라고 있어요. 활동연합회는 아이쿱에서 벌어지는 여러 가지 활동들을 지원해요. 매년 그 해 활동의 중심이 되는 의제를 정하고, 그에 따른 사회 운동이라든가 지역 연대 활동, 각 지역조합에서 하는 식품 안전 교육이나 대중강좌 등의 활동들이 매끄럽게 잘 진행될 수 있도록 서포트해요.또한 아이쿱 블로그 ‘협동으로 랄랄라 (http://blog.naver.com/icoopkorea)’를 운영하며 유익한 정보와 활동 소식을 공유하기도 하죠.   광명나래아이쿱생협 사진2  광명나래아이쿱생협 사진3  광명나래아이쿱생협 사진4   사업연합회와 활동연합회의 운영 기금은 어떻게 마련이 되나요? 아이쿱은 ‘조합비 제도’라는 게 있어요. 저희만 가지고 있는 독특한 시스템인데, 아이쿱 조합원이 되려면 이 제도에 동의가 되어야 해요. 기본적으로 협동조합을 이용하는 사람은 출자금을 내야만 하죠. 아이쿱은 출자금이 5만 원이고, 이건 당연히 탈퇴하면 돌려드려요. 근데 출자금 외에 조합원 모두 매달 1만 3000원씩 회비를 내요. 이렇게 각 조합에서 모인 조합비의 절반 정도가 연합회 운영비, 상조회비, 매장협동기금 등으로 활용되고, 그 나머지가 지역조합의 운영비로 들어와요.   조합비 제도가 있어 아이쿱이 이만큼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걸까요? 저희는 그렇다고 봐요. 지역조합이 유지되고 물류가 굴러가려면 돈이 필요하고, 이 돈이 어디선가는 만들어져야 하거든요. 근데 다른 생협의 경우 물품 대금에 플러스 알파를 하게 되고, 그러면 결국 물품 가격이 올라갈 수밖에 없어요. 아이쿱은 이 돈을 조합비로 활용하기 때문에 물품 가격을 저렴하게 할 수 있어요. 게다가 조합원 수가 늘어날수록 1인당 조합비 부담금이 줄어들어요. 때문에 각 지역조합마다 조합비가 다 달라요. 굉장히 합리적인 거죠.   좋은 제도이긴 하지만, 그래도 신입 조합원 모집할 때는 걸림돌이 될 것 같아요. 좋은 건 알겠는데 부담스러워서 못하겠다는 분들 되게 많으세요. 물품에 운영비가 붙어서 원래가격보다 비싸졌다 하더라도 구매하지만, 통장에서 매달 1만 3000원씩 빠져나가면 생돈 나가는 거 같아서 싫어하거든요. 근데 반대로 생각하면 우리 조합원들은 여기에 다 동의가 되신 분들이기 때문에 집중도가 높아요. 전체 조합원 수에 비해 충성 조합원 수가 많은 거죠.   다른 생협과 차별화되는 부분이 조합비 말고 또 어떤 것이 있나요? 정체성에서 차별화된다고 봐요. 어떻게 하면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질 좋은 먹을거리를 좀 더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을까. 근데 생협도 결국엔 자본주의 시장 안에 있잖아요. 대기업이 치고 들어오면 당연히 금방 무너져요. 때문에 내실을 다져야 하고 제품 경쟁력도 높여야 하고 무엇보다 조합원 욕구에 충실해야 돼요. 저희 조합원들은 일반 마트에서처럼 생협 매장에서 모든 걸 해결할 수 있기를 바라요. 신토불이 제품만 취급하는 타 생협과 달리 아이쿱 매장엔 커피나 설탕, 올리브유 등 공정무역 제품들도 있어요. 그게 결국 저희 정체성인 건데, 아이쿱이 자본주의 기업들과 다를 게 뭐냐는 안 좋은 시선도 있어요. 하지만 저희는 협동조합인 동시에 사업체거든요. 이익을 남겨야만 사업이 지속돼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협동조합 판에서나 지역사회 안에서 계속 논의가 이루어져야 될 것 같아요.   설명을 듣다 보니, 아이쿱 생협의 비전이나 목표가 궁금해집니다. 첫째, 대한민국에서 생협이 특별하지 않게 만드는 것이에요. 왠지 ‘생협’ 하면 돈이 있어야 이용할 것 같고, 비쌀 것 같고 그렇잖아요. 근데 외국에서는 “나 마트 간다”처럼 “나 쿱 간다”가 일상적이거든요. 저변을 넓히는 차원에서 우리나라 전체 가구 수의 3%를 아이쿱 조합원 가구로 만들자는 목표를 잡았어요. 3%면 그나마 대기업을 견제할 수 있는 정도겠다, 바닷물에 소금이 3% 있어서 썩지 않는 것처럼 아이쿱도 우리나라에서 그런 역할을 해 보자는 의도에서요. 둘째, 윤리적 소비를 통해 생산자와 소비자가 상생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자 해요.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합리적 소비’가 대세였어요. 같은 값이면 하나 더 붙어 있는 거 사고, 100g당 가격 비교해서 더 싸게 사는 게 잘 하는 짓이고. 근데 그렇게 싸게 사면 생산자는 얼마나 쥐어짜이는지를 몰랐던 거죠. 윤리적 소비는 물건을 공급하는 중간 거래 과정이 누군가 손해 보는 일 없이 정당해야 하고, 내 장바구니에 뭐가 담기느냐에 따라 다 같이 잘 살 수 있다는 것을 항상 생각하게 하죠.   이 모든 게 다 아줌마들의 생각과 힘으로 이루어진다는 게 놀라워요. 저 역시 생협의 가장 좋은 점을 아줌마들이 능동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조직이란 점을 꼽고 싶어요. 어딜 가도 세팅이 다 되어 있고 내가 할지 말지만 결정하면 되는데, 생협은 모임이든 사업이든 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직접 꾸려 나가야만 하죠. 그러면서 같이 배워 나가고 성장해 나가는 것 같아요.   끝으로, 광명나래아이쿱은 2014년에 어떤 계획들을 준비 중이신가요? 저희가 신생조합이다 보니 당분간은 마을 모임, 동아리 모임, 교육 등 조합원들의 주인 의식을 높이기 위한 활동들을 하며 내실을 다지려고 합니다. 그리고 하반기에는 하안동이나 소하동 쪽에 매장을 하나 더 낼 계획이에요. 이쪽 철산동은 입지가 별로여서 많은 조합원 분들께서 불편을 호소하세요. 출자금 모으는 일부터 다시 시작이지만 한 번 경험이 있으니 조금은 수월할 것으로 믿어요. 동시에 현재 철산동 매장을 안정화시키는 것도 중요해요. 매장 오픈은 작년 9월이었지만 1년간 쿱스토어의 위탁운영을 받았던 터라, 실질적으로 저희가 직접 운영한 것은 불과 4개월 정도밖에 안 되거든요. 2014년에는 매장을 한층 안정적으로, 그리고 책임감 있게 운영하도록 할 생각이에요. 대외적으로는 광명지역생협네트워크(5개 지역생협) 및 타 단체와 연계하여 지역사회에서 어떤 활동들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 보는 활동들을 펼칠 계획입니다.   출처 : 2013 광명시 사회적경제기업 우수사례 및 성과보고집 "사회적경제, 내일을 상상하라"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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