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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기업가 인터뷰] 따뜻한 이웃의 손맛으로 이웃을 보듬는 행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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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담당자 작성일15-01-20 12:48 조회2,22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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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원 사진  
요즘 젊은 세대들이 인스턴트 식품과 패스트푸드와 같은 정크푸드에 익숙해져 있다면, 사실 어른 세대들은 특별할 것은 없지만 지역에서 나고 자라는 식재료를 이용해 다양한 조리 방법으로 만든 한국 고유의 전통 음식들에 익숙한 세대이다. 즉, 로컬푸드니 슬로푸드니 하는 것들이 어르신들에게는 당연한 식문화였던 것이다. 하지만 현대인들은 일부러 애쓰지 않으면 그런 당연한 식문화조차 지켜내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여기, 인근에서 생산되는 좋은 식재료와 전통 조리 방법으로 음식을 만들어 지역 어르신들 입맛과 건강까지 챙기는 착한 기업이 있다. 한 끼 식사조차 호락호락하지 않은 기초수급대상 어르신들에게는 한때 가족들과 함께 나누던 익숙한 밥상이 그 어떤 산해진미보다 특별한 음식이고, 그리운 맛일 테다. 단지 음식을 나누는 것 이상의 가치, 그 맛은 어떠할까!
    행원은 어떤 곳인지 간단하게 설명 부탁드립니다. 지역사회 복지 향상과 건강하고 올바른 식문화 정착을 목적으로 하는 마을기업이에요. 지역에서 나는 제철 식재료를 이용해 전통적인 방식으로 음식을 만들어 독거 어르신 등 취약계층에게 무료로 제공하고 있어요. 또한 일반 시민들에게 밑반찬 및 김치, 장류, 웰빙 도시락 등을 판매하기도 하는데, 이러한 일들을 통해 경력 단절 여성들의 새로운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하시는 일들을 좀 더 구체적으로 소개해 주세요. 하안종합사회복지관의 위탁을 받아 지역의 독거 어르신들께 무료 도시락을 배달하고 있어요. 이 도시락 배달 사업은 광명시가 지원하는 사업으로, 1식 3찬이 한 세트인 도시락을 매일 아침 85∼90개 정도 만들어 내보내지요. 주문이 들어오면 행사용 도시락도 제작, 판매합니다. 5000원, 7000원, 8000원짜리 도시락이 있는데, 주문 시 원하는 가격대를 요청하시면 그에 맞춰 제작해 드려요. 그밖에 독거 어르신이나 수급자 분들을 대상으로 경로식당을 운영하고 있으며, 10년 넘게 사랑의 밑반찬 사업도 꾸준히 해 오고 있습니다.   현재 마을기업이시죠? 네. 작년에 선정되어 올해 2차년도째입니다. 지원금은 2년간만 지원되고, 이후 3년까지 사업을 유지해야 해요. 현재 자립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 중이고, 향후 사회적기업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하루 배달량도 꽤 되고 마을기업 및 사회적기업 관련 실무도 만만치 않을 텐데, 일손이 부족하지 않으세요? 상근직은 저를 포함 2명이지만, 도시락 배달 사업에 참여하시는 일종의 비상근 형태의 활동가 분들이 계세요. 일이 많을 땐 최대 15명 정도가 일손을 나눠주시죠. 직원이 더 있으면 좋겠지만 ‘고용’이라는 것은 항상 인건비 지출에 대한 부담이 있기 때문에 감수할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행원사진3 행원사진2   활동가 분들은 어떤 분들이세요? 무료 봉사이신가요? 저희 구름산복지센터의 후원자이자 봉사자 분들이세요. 그분들께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드리고, 일하신 만큼 활동비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활동가 분들은 일할 수 있다는 것 자체에 만족감을 느끼세요. 항상 일할 준비들은 되어 계시는데 정작 일이 많지 않다는 것이 안타까워요. 행사용 도시락 주문이 500∼600개씩 있을 땐 활동가 분들이 전부 참여하실 수 있지만 대개는 그렇지 못한 날이 많지요.   인터뷰 전에 감사하게도 식사를 대접해 주셨는데, 음식 맛이 깔끔하더라고요. 드시는 분들이 바깥에서 사 먹는 음식이 아니라 엄마가 집에서 만든 것 같은 손맛을 느끼실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취지입니다. 조미료나 인공첨가물 같은 건 일절 사용하지 않아요. 음식을 만드시는 활동가 분들이 50∼60대 중년, 즉 엄마들인데, 그래서인지 그런 취지와 잘 맞아 떨어져요. 사실 50∼60대면 아직도 활동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데, 막상 45세 이후엔 직장을 찾기가 어려운 게 현실이잖아요. 저희는 그분들의 일자리와 손맛 모두를 살려 내고자 노력하고 있어요.   경로식당과 사랑의 밑반찬 사업은 어떤 식으로 운영되나요? 경로식당은 시 보조금 사업으로 2010년부터 운영해 왔습니다. 식사 챙겨 드시기 어려운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매일 오후 2시까지 무료로 점심 식사를 제공하고 있어요. 밑반찬 사업은 10년이 넘었는데, 매주 2회 복지 사각지대에 계신 어르신들께 무료로 밑반찬을 배달해 드리고 있어요. 하지만 보조금과 후원금만으로는 운영에 어려움이 있었어요. 그래서 재원 조달 차원에서 행원을 설립하고, 도시락 사업으로 발생하는 수익금을 이러한 복지 사업에 사용하고 있는 것이죠.   행원사진   복지 사업을 하기 위해 마을기업을 설립하셨다는 말씀이시네요. 그렇죠. 결국 일의 방향은 같은데 형태가 다른 거죠. 수익 사업을 해야만 복지 사업을 유지할 수 있으니까요. 저희의 목적은 수익이 아니에요. 물론 수익이 많이 나야 복지 사업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겠지만, 주객이 전도되지 않아야 그 의미가 있어요. 결국 더 많은 어려운 이들에게 더 많은 것들을 나누고자 하는 것이 행원의 목표입니다.   오랫동안 복지 사업을 꾸준히 해 오셨으니, 그간에 어려움도 굉장히 많았을 것 같은데요. 제일 어려운 점은 역시 재정적인 부분이에요. 경제도 어려운 시기에 복지 사업은 더욱 열악하죠. 그래도 아직은 마음이 따뜻한 분들이 많아서, 혼자가 아닌 같이 살자고 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그나마 유지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아까 자립 기반을 마련 중이라고 하셨는데, 어떤 것들을 준비하시는지 궁금합니다. 2014년도부터는 마을기업 지원금이 없기 때문에 좀 더 수익성 있는 사업들을 고민하고 있어요. 지역 내 다른 주체들과 함께할 수 있는 일들도 찾고 있고요. 큰 골자는 안전하고 유익한 먹을거리에 대한 인식과 건강한 식생활 문화의 저변을 넓히기 위한 교육 사업이 될 것 같습니다. 왜 인스턴트를 먹으면 안 되는지, 왜 슬로푸드를 먹어야 하는지 아이들에게 알려 줄 생각이에요.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실 수 있나요? 슬로푸드, 즉 규격화, 산업화되어 대량 생산되는 천편일률적인 음식이 아닌 지역특색에 맞는 식재료와 방식으로 만드는, 그 지역만의 문화와 전통을 엿볼 수 있는 음식입니다. 이를테면 절기 음식 같은 것이죠. 절기음식은 곧 전통 음식을 말하는 것인데, 요즘 아이들은 이런 음식들을 잘 몰라요. 저희는 우리 아이들에게 잊혀가는 전통 음식을 찾아주려고 해요. 동지엔 팥죽 끓여 먹고, 설날이면 떡국을, 복날엔 삼계탕 같은 보양식을 먹는다는 것과 그 유래와 역사에 대해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교육하고, 아이들과 함께 직접 만들어 먹기도 하고요. 한 1년 정도 시범 사업처럼 해볼 생각이에요.   기대되네요. 교육 사업 외에 또 계획하고 계신 건 없나요? 도시락 사업 관련해서 신규 아이템을 개발하려고 해요. 유료로 판매하고 있는 주문배달 도시락의 종류를 좀 더 다양하게 하는 거죠. 연령별, 계층별로 좋아하실 만한 메뉴 개발을 통해 다양한 고객층을 공략할 생각입니다. 예를 들어, 사업하시는 분들이 회의석상에서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식사 대용의 메뉴를 개발해 볼 수도 있을 거예요. 또 직장인들의 점심 식사 고민을 덜어줄 도시락도 괜찮은 아이템이죠. 마지막으로 인근 지역 아파트 단지를 겨냥한 밑반찬 판매 사업도 계획 중입니다.   도시락이나 밑반찬을 진열하고 판매할 수 있는 공간은 어떻게 마련할 계획이신지? 행원 사무실로 쓰는 공간을 판매장으로 리모델링하려고 해요. 마을기업 지원금으로요. 공사는 한 일 주일 걸린다고 하니, 아마도 올해 마지막 사업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매장이 생기면 주부들은 오가며 바로 사갈 수도 있고, 직장인 같은 경우 미리 메뉴를 보고 주문한 후 퇴근하면서 찾아갈 수도 있을 거예요. 또 요새 유행하는 농산물 꾸러미처럼, 하루 먹을 수 있는 반찬 꾸러미도 해 볼 수 있겠죠.   이런 사업들을 성공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겠네요. 네.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사업을 위해서는 홍보 역시 필수죠. 그런데 아직 정확하게 아이템이 나온 것이 아니기 때문에 못하고 있어요.   마지막으로, 어떨 때가 가장 보람 있으세요? 저희가 만든 음식을 맛있게 드실 때요. 잘 먹었다고, 고맙다고 해 주실 때 되려 저희가 감사하고 보람됩니다.   출처 : 2013 광명시 사회적경제기업 우수사례 및 성과보고집 "사회적경제, 내일을 상상하라"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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